샤로수길 간판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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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판다는날입니다 🙂

오늘은 ‘힙’한 동네 간판 스케치 세 번째, 샤로수길의 간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샤로수길’이라는 단어는 다들 들어보셨죠? 서울대 정문으로 향하는 버스정류장 뒤편에 위치한 골목길을 일컫는데요, 서울대학교를 상징하는 글자 ‘샤’와 가로수길의 ‘로수길’을 합쳐 샤로수길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이곳은 대학가 원룸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장 골목이었습니다. 하지만 홍대나 합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유행에 민감한 20, 30대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 때문인지 창업 청년들이 몰리고 점점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가 본 샤로수길은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더 발전해 있었습니다. 가로수길이나 이태원까지 나가지 않아도 이국적인 음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동시에 북적북적한 시장 골목까지 구경할 수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일자형 시장 골목을 따라 가게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특별히 길을 찾지 않아도 다니기 쉬웠습니다.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가게가 뻗어있던 망원동과는 달리 시장 골목 속에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온돌 

 

‘돌판 고기구이’와 ‘돌판 된장 전골’을 세트로 먹어볼 수 있는 한식당 ‘온돌’입니다. 이름이 참 한국스럽지 않나요?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방 전체가 따뜻해지는 온돌방이 떠오릅니다 🙂 식지 않는 돌판에 음식을 서빙함으로써 온돌처럼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뜻이겠죠?

하얀 외벽에 점잖은 폰트의 ‘온돌’이란 심플한 간판 시선을 이끕니다. 여백의 미가 느껴질 정도로 심플합니다. 잔잔하고 묵직하게 음식 맛을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스카시 간판 위에 자리 잡은 골드빛의 브랜드 로고는 매장명을 센스있게 자음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내부를 살짝 보니 인테리어 역시 화이트와 골드 색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외/내부 인테리어를 통일시켜 손님들이 간판을 보고 느낀 가게의 이미지를 안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우당 


 

온돌 맞은편에 위치한 새우덮밥 전문점 ‘새우당’입니다. 이곳도 흰 벽면에 새우당이라고 쓰여있네요 🙂 새우 이미지 덕분에 누가 봐도 새우요리 전문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한데요, 새우다! 에서 ‘새우당’으로 발전한 것일까요? 아니면 식당의 ‘당’을 사용해서 새우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만든것일까요?

요즘은 심플한 간판이 오히려 특별하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흰 바탕에 궁서체 베이스 폰트의 ‘새우당’이라는 가게명과  ‘堂’자를 활용해서 그래픽적인 재미를 주었습니다.  흰 벽에 스카시 간판이 전부이지만,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은) 원플레이트 새우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가게 메뉴와 간판이 잘 어울립니다.

 

 

미미청


 

중화 가정식 전문점 ‘미미청’입니다. 간판에서부터 홍콩스런 느낌이 물씬 풍기지 않나요? 간판이며 소품이며 홍콩이나 대만의 가게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전면 간판과 돌출 간판 모두 네온 조명이 포인트가 되고,  전면 간판 밑에 간접 조명이 달려 있어서 밤에 보면 더욱 현지 느낌이 살아날 것 같았습니다.

검은색 바탕의 간판에 한글보다 눈에 띄는 한자, 금색 용의 그림, 빨간 네온 불빛, 인력거는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된 중국 음식을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합니다. 미미청을 보며 포청천이 떠오른 건 저뿐일까요? ㅎㅎ

 

 

제주상회


 

제주도보다 더 맛있는 고기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제주상회’입니다. 목적지 없이 길을 걷다 우연히 왼쪽을 돌아봤는데 ‘제주상회’라는 네온 간판이 딱 보였습니다. 간판만 보고는 고기국수를 파는 곳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상회’란 몇 사람이 함께 장사를 하는 상업상의 조합이라는 의미라서 가게의 메뉴가 바로 떠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심지어 네온 간판이 달려있다 보니 제주도 음식을 안주삼아 술 한 잔 마실 수 있는 음식점인가 하는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큼직한 네온 간판과 문 뒤에 숨어있는 제주상회 현판의 폰트는 옛날 어느 가게의 정겨운 느낌을 풍깁니다. 반지하로 내려가 가게를 보면 그 느낌이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테이블, 메뉴판, 수저, 물병 등 작은 것 하나까지 7080의 느낌을 놓치지 않습니다. 고기국수 먹으러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어 졌습니다 🙂

 

 

행운세탁소

 

세탁소 간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행운세탁소. 샤로수길은 세탁소 간판까지 너무 귀여운 곳입니다. 홍대, 합정과는 다르게 원래부터 주거 공간이었던 곳이 발전해서인지 곳곳에 수산물 가게, 세탁소, 오래된 슈퍼마켓들이 정겹습니다. 아마 도로 정비 사업으로 간판이 바뀐 것 같습니다.

행운 세탁소는 후광 채널 간판을 시공해서 은은하게 빛을 내보냅니다. 해가 지면 조명이 쎈 일반적인 채널에 비해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지만, 주거 공간에는 오히려 이런 후광 채널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상호명보다 오히려 더 크게 자리한 옷걸이 모양의 간판이 특징입니다.

 

 

PLANT(플랜트)

 

24시간 무인 스터디 카페 ‘플랜트’입니다. 사인볼 간판을 전면 간판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돌아가는 형태의 간판에 폰트도 진하지 않아서 상호명을 읽으려니 저절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 사인볼은 흔히 돌돌이라고 불리는 간판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스터디 카페가 늘어나면서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하는 곳은 많이 보았지만 사인볼 간판을 전면 간판으로 사용하는 곳은 처음 보았기에 꽤 신선했습니다. 카페인 줄 생각했다가 스터디 하는 곳인 것을 알고 놀라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요?ㅎㅎ

플랜트라는 이름처럼 흰색과 초록색을 주된 색상으로 사용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를 보면 올 화이트에 곳곳에 초록 초록한 식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일, 공부를 하다 지친 눈과 마음을 푸른 식물들을 보며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양함바그


 

외관 인테리어, 돌출간판, 메뉴판에서부터 일본 느낌이 풍겨 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함바그’란 단어가 인테리어와 함께 사용되어 마치 정통 일본 함바그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외관뿐만 아니라 배너와 메뉴판을 보면 한국말과 일본어가 함께 쓰여있습니다. 일본에서 함바그를 배워오신 분이 운영하는 곳일까요?

모던한 느낌의 인테리어는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과거의 역사와 새로운 가치가 끊임없이 충돌하며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거리를 활보하던 경성시대가 떠올랐습니다. 돌출간판 밑 중절모와 턱수염, 리본은 모던보이를 나타내는 것 같았습니다. 특별한 간판 없이 인테리어 자체가 가게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샤로수길 간판 이야기는 2탄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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